아이유 삐삐 가사 해석 - 데뷔 10주년, 대중에게 던지는 경고장


10월10일, 아이유가 디지털 싱글 곡을 발표했다.

데뷔 10주년에 "still me 또예요 놀랄 거 없이" 라며.

아이유-삐삐 가사/뮤비:




제목 '삐삐'의 의미 해석

삐삐 디지털싱글 앨범커버삐삐 sns 티저 이미지


제목 '삐삐'에는 3가지 의미가 있다. 선미-사이렌처럼 중의적으로 다 사용하기로 작정한 모양인듯.

①호루라기 부는 소리 - 가사에서도 직접적으로 나오는 의성어. 경찰, 심판이 주의를 끌거나 주의를 줄 때 호루라기를 분다.

②1990년대에 인기있던 휴대용 통신기기 - 노래 발신은 안되고 수신만 가능한 일방향 통신기기. 뮤비 맨 처음에 삐삐소리가 나옴아이유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온갖 말들을 삐삐처럼 그저 받을수밖에 없다는 점이 비슷함.

③말괄량이 삐삐 - 동화 속 말괄량이 삐삐처럼 어리고 독특하고, 자유롭고 독립적이어서 '말썽꾸러기'로 보이기도 하는 아이유를 상징. 앨범소개글에서도 책 속 문장을 인용함.




아이유-삐삐 가사 해석


삐삐 MV 중 한 장면.


Hi there 인사해 호들갑 없이
시작해요 서론 없이

→ 'There' 는 '거기' '그곳' 등, 떨어진 거리에 있는것을 지칭할때 쓰는 단어다. 아이유는 듣는 사람(대중)과 이미 멀리있는 상태에서 얘길 시작한다. 호들갑 떨 것 없다고 한다.

스킨십은 사양할게요 back off back off
이대로 좋아요 balance balance

→ 아이유가 나타난걸 알면 사람들이 오! '너랑나' '국민여동생' 아이유다! 하고 치근덕댈테니, 미리 사양한다. 거리를 두고 관계의 균형을 유지하자고 한다. 우리는 원래 서로를 잘 아는 사이가 아니니까.

It's me 나예요 다를 거 없이
요즘엔 뭔가요 내 가십

→ 아이유 본인은 항상 다를것없이 독립적인 한 인간, 그 자체일 뿐인데 뭐만 하면 매번 엄청난 일이 일어난것처럼 가십(=신문, 잡지 등에서 개인의 사생활에 대하여 소문이나 험담 따위를 흥미 본위로 다룬 기사)을 내보내는 언론, 대중을 저격한 말.

탐색하는 불빛 scanner scanner
오늘은 몇 점인가요? jealous jealous

→ 아이유를 볼때마다 뭔가 꼬투리 잡을것 없는지 스캔하고 질투하는 대중에게 오히려 반문한다. 오늘은 몇점짜리냐고.

쟤는 대체 왜 저런 옷을 좋아한담?
기분을 알 수 없는 저 표정은 뭐람?
태가 달라진 건 아마 스트레스 때문인가?
걱정이야 쟤도 참

→ 인형같은 옷이나 원피스를 입으면 '로리타'라고 비난하고, 수수한 옷을 입으면 촌스럽다고 비웃는 대중. 사소한 표정, 태도 하나하나에 의미부여하고 멋대로 해석하고 판단하는 대중.

Yellow C A R D
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beep
매너는 여기까지 it's ma ma ma mine
Please keep the la la la line

→ '삐삐'의 후렴구이자 핵심내용이다. 이런저런 온갖 비난과 참견에 결국 '옐로카드'를 꺼내들어 경고한다. 선 넘지 말고 남의 사생활 침범하지말고 예의 좀 지키라고.

Hello stuP I D
그 선 넘으면 정색이야 beep

→ 여기서 'stuP I D'가 인터넷에 ID로 로그인해서 악플, 성희롱을 일삼는 유저를 뜻할수도 있겠으나, 앞의 C A R D와 라임을 맞추기위한것일 가능성이 더 커보임. 어리석게 예의에 어긋나는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정색하겠다는 말.

Stop it 거리 유지해 cause we don't know know know know
Comma we don't owe owe owe owe
(anything)

→ 예의없는 짓 그만. 우리 서로 잘 모르잖아. 서로 빚진것도 없잖아.

I don't care 당신의 비밀이 뭔지
저마다의 사정 역시
정중히 사양할게요 not my business
이대로 좋아요 talk talkless

→ 전 앨범의 '안경' 가사 중 '나는 지금도 충분히 피곤해 누구의 흠까지 궁금하지 않아'와 겹치는 내용. 

   당신 비밀이 뭔지 나랑 상관없고 내 알 바 아니니까 굳이 얘기하지 마요.

Still me 또예요 놀랄 거 없이
I'm sure you're gonna say "my gosh"

→ 이 노래의 첫 소절과 대칭되는 내용. 여전히 나는 나일 뿐인데 당신은 이번에도 호들갑을 떨고 놀라겠죠.

바빠지는 눈빛 checki cheking
매일 틀린 그림 찾기 hash tagging

→ 아이유만 보면 사소한것 하나하나, '틀린' 것이 뭐가 있는지 따지는 대중.

꼿꼿하게 걷다가 삐끗 넘어질라
다들 수군대는 걸 자긴 아나 몰라

→ 사람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고싶은 음악을 하는 아이유를 향한 대중의 수군거림.

요새 말이 많은 걔랑 어울린다나?
문제야 쟤도 참

→ '요새 말이 많은 걔'는 아이유 주변 사람 누구든지 될 수 있지만 설리일 가능성이 높다. 아이유와 설리는 원래 친한데, 로리타 논란이 있었고 나이차 많은 남자와 공개연애 후 헤어졌다는 공통점까지 있다.

Yellow C A R D
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beep
매너는 여기까지 it's ma ma ma mine
Please keep the la la la line

Hello stuP I D
그 선 넘으면 정색이야 beep
Stop it 거리 유지해 cause we don't know know know know
Comma we don't owe owe owe owe
(anything)

편하게 하지 뭐
어 거기 너 내 말 알아 들어? 어?
I don't believe it

에이 아직 모를 걸
내 말 틀려? 또 나만 나뻐? 어?
I don't believe it

→ '아이유가 여성인권 후퇴시킨다', '법적대응은 너무하다'는 등 마치 아이유만 나쁜 사람인것처럼 몰아가고 비난하는 사람들을 향한 말.

깜빡이 켜 교양이 없어 너 knock knock knock
Enough 더 상대 안 해 block block block block block
잘 모르겠으면 이젠 좀 외워 babe
Repeat repeat
참 쉽지 right

→ 교양과 예의가 없는 사람들은 더이상 상대 안하고 차단하겠다, 벽을 두겠다는 말.

Yellow C A R D
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beep
매너는 여기까지 it's ma ma ma mine
Please keep the la la la line

Hello stuP I D
그 선 넘으면 정색이야 beep
Stop it 거리 유지해 cause we don't know know know know
Comma we don't owe owe owe owe
(anything)

→ 이 노래의 핵심이 담겨있는 후렴구로 마무리. 결국 매너 좀 지키고 선 넘지 말라는뜻.



삐삐 MV 중 한 장면.

아이유 삐삐 가사 해석이었다.

아이유는 자신의 일기장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고한다. 그래서 아이유가 작사한 노래는 자전적인 내용이 많나보다.

소녀 컨셉으로 흥했지만 20대 여성이 생각하는 이야기를 계속 쓰고 불러주는 아이유에게 감사하다.

이번 노래 '삐삐' 가사는 날카롭다. 그럴만도 하다. 아이유는 여가수 중에서도 악플과 성희롱을 많이 받는 편이다. 2011년에는 은혁과 잠옷차림으로 함께 있는 사진을 실수로 공개. 은혁이 절친으로서 병문안 왔던것이라고 해명. 2013년에는 결혼설과 임신설이 나오고 합성사진, 성희롱 등에 법적대응을 했다. 2015년에는 장기하와 2년 가까이 연애중이라고 인정했지만 2017년초에 결별했다. 두 남녀가 열애를 하든 안하든 유독 비난받는건 여성쪽이란걸 생각해보면, 이 사건(?)들 만으로도 아이유는 '안경'의 가사처럼 '충분히 피곤'했을것이다.

몇년 전부터 한국에도 불어온 페미니즘 열풍에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공격대상이 된 사람은 남성 뿐만이 아니었다. 페미니즘에 조금이라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이는 여성이나 그런 행동들도 비난받았다. 특히 '로리타'. 아이유와 관련된 로리타 문제는 한두개가 아니다. 로리타 논란은 아이유가 처음으로 프로듀싱한 앨범 'chat-shire'에서 터져버렸다. 아이유는 쳇셔 이후 너무 심각한 비난을 받았다. 아이유가 세상 모든 아동성범죄를 부추긴 원흉이라도 되는것처럼. "아이유가 여성인권을 후퇴시켰다"며 여성인권이 낮은 원인을 아이유에게 따진다. 아이유를 향한 비난은 선을 넘었고 비난하는 행위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아이유는 유명해진 후 뭘 해도 멈추지않고 계속되는 비난과 마녀사냥에 지쳐버렸을만하다. 가까운 주변 사람들도 걱정 또는 참견을 많이 했겠지. 그래서 아이유가 이런 곡을 쓴것같다.

아이유-삐삐 앨범 소개글에 이런 말이 있다“모두들 안녕. 내 걱정은 마세요. 난 언제나 잘해 나갈 테니까” 책 '말괄량이 삐삐'의 한 구절을 인용한것. 난 이제 나를 잘 알고('팔레트') 내 일은 내가 알아서 잘 할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뜻. 

모든 말, 비판을 무시하고 눈감고 귀막겠다는게 아니다. 선 좀, 예의 좀 지키라는것. 

타인의 지나친 관심 또는 참견이 지긋지긋한 모든 현대인들이 공감할만한 가사다.



롯데시네마 대전센트럴점에서 영화 퍼스트맨 보고왔다. 마스킹 안해줬다. 게다가 스크린에 화면이 제대로 맞지 않고 약간 기울어져서 영상이 사다리꼴로 나왔고... 양옆에 틈이 생긴 채로 계속 봐야했다... 

이건 그저 내 착각이길 바람. 화질, 사운드는 좋았다.



영화 퍼스트맨 평가를 미리 약간 읽어보고 갔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더라. 각오하고봤다. 그래도 지루했다. 아무리 진지하게 보고 곱씹어봐도 솔직히 지루했다. 내가 얼마나 더 봐야하나 시간을 살짝 확인하기도 했다. 1시간밖에 안지났단걸 알고나서는 다리꼬고 턱괴고 봤다. 심심해서 팝콘먹고싶었다. 감흥이 거의 없었다. 닐 암스트롱의 아주 사적인 시점으로만 진행됐고 영화의 절반은 가족 이야기였다. 다큐멘터리는 친절하게 인터뷰도 나오고 설명이라도 해주지. 이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도 알수없는 닐 암스트롱 곁에서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는 느낌. 그래서 영화 퍼스트맨에 대한 내 감상은 '고독한 닐 암스트롱 시점의 현실 홈비디오'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가족과 관련된 장면은 옛날 캠코더로 배우 표정을 클로즈업해서 촬영한 느낌이라서 더 그렇다. 연출 없는 인간극장 미편집본 같다. 우연히 발견한 남의 집 CCTV 영상을 보는 기분이랄까.  딱히 와닿는게 없었다.

내가 영화 속 닐 암스트롱에게 몰입할 수 없는 이유엔 '너무 마초적이어서'가 큰 것같다. 정말 심하게 과묵하고 죽은 딸 생각에 혼자 괴로워하고 혼자 결정해놓고 또 혼자 괴로워하는 미국 성인 남성 가장의 모습을 이해할수가 없었다. 조금은 안타까웠지만 대부분 갑갑했다. 아무 말 없고 마초적인 그에게 내가 공감할만한 지점을 찾지 못했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다른 작품인 클로버필드 10번지, 위플래쉬를 볼때도 '이 감독 진짜 마초적이다'라고 느꼈는데... 감독의 특징인듯..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아내 재닛이 닐에게 '못 돌아올수도 있다고 아이들한테 당신이 직접 말해라'라고 하는데 닐은 계속 회피하는 장면, 제미니 8호 고장으로 기절 직전까지 빙글빙글 도는 장면, 달에 첫 발을 내딛은 후의 파노라마 장면 정도. 달에 갈때, 첫 발을 내딛을 때도 오우 와우 달이당 싶었을 뿐 감동은 느끼기 힘들었다.

이 영화는 달 착륙에 관한 얘기라기 보다는 닐 암스트롱 개인과 그의 가족과 동료 이야기다. 달 착륙은 영화 후반 20% 정도에 해당된다. 50%는 가족. 15%는 동료. 나머지 15%는 비행기 조종사, 제미니 계획, 그 외 등등..

네이버 영화 퍼스트맨 평가 중에 그래비티, 덩케르크에 가깝다고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그러지 말았으면 싶다. 그래비티와 덩케르크가 얼마나 친절하고 재미있고 상업적인 작품인데. 이 불친절한 작품과 비교하다니...; 다큐라고도 안했으면 좋겠다. 다큐멘터리는 의도를 알 수 있고 친절하고 설득적이지만 퍼스트맨은 아니다.

SF영화 보고 '이것은 SF영화가 아니다!' 이딴 소리하는거 진짜 싫어하는데 이건 진짜 SF영화도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인간극장에 가까워보인다. 과학, 우주에 관한건 별로 없었고 그냥 인간 얘기. 아내가 맘졸이는 모습. 주인공이 과묵하고 고독하게 가만히 있는 모습. 이런거 보다가 왔다.

그렇다고 아 이 영화 핵노잼~개별로~절대 보지마셈~ 이런게 절대 아님. 섬세한 촬영에 고요하고 사실적인 연출은 좋았다. 닐 암스트롱의 30대 인생을 체험해본다는 의미가 있었다. 좋은 영화다. 재밌는 영화가 아니었을 뿐. 

별점을 주자면 10점 만점에 4점.

닐 암스트롱이라는 인간을 적극적으로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재미있고 감동적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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